interview

척추 수술로 나눔의료를 실천한

정형외과 이수빈 교수

척추질환은 통증뿐만 아니라 외형적 변화까지 생겨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제성모병원 정형외과에서 척추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이수빈 교수를 만나 척추질환과 나눔의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증가하는 젊은 척추·관절 질환 환자

정형외과의 여러 분야 중 이수빈 교수는 경추, 흉추, 요추, 천추에 발생하는 퇴행성질환, 골절, 변형, 종양, 감염 등 척추질환을 주로 진료한다. 학창 시절부터 근골격 해부학과 물리학에 관심이 많았던 이 교수에게 정형외과가 제격이었을 것이다. 이수빈 교수는 인턴 생활을 하면서 정형외과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 수술로 사지와 척추의 다양한 질환을 드라마틱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전공의 수련을 하면서 척추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척추는 정형외과에서 전통적으로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다소 험해 보이기도 하지만,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제 적성에 잘 맞을 것 같아 세부 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지난 1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척추·관절 질환 의료이용 분석’에 따르면 2021년 척추질환 신규 환자 118만여 명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환자도 크게 늘었지만 인구 고령화로 인한 골다공증성 압박골절이 늘고,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짐에 따라 척추 전이암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수빈 교수가 국제성모병원에서 주로 진료하는 질환은 급성 요통이다. 요통은 전 인구의 90%가 일생 중 한 번 이상은 경험할 만큼 흔한 질환이다. 요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대부분 간판·후관절·근육·인대의 외상, 염증으로 발생한다. 급성 요통은 대부분 별다른 치료 없이도 3주 후에는 70%, 2개월 후에는 90%에서 자연적으로 증상이 소실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통증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 보조적으로 약물, 운동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무조건적인 수술보다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보조기 착용, 운동 등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조언했다.

의사로서 큰 보람을 느낀 나눔의료

얼마 전 이수빈 교수는 뜻깊은 경험을 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국외 소외계층을 초청해 치료하는 ‘나눔의료’ 사업에 참여한 것이다. 몽골에서 온 13살 군지 양은 척추만곡이 120도에 이를 정도로 심했고, 그로 인해 심장과 폐에도 압박이 진행된 상태였다. 또 척추 변형으로 인한 등 통증과 팔다리 저림까지 느끼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군지 양을 처음 본 이 교수는 치료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한다.

“제가 처음 본 군지 양의 자료가 1년 전의 것이었는데요. 그때만 해도 척추만곡이 100도 정도였는데 1년 사이에 훨씬 악화돼 우리 병원에 내원하게 됐습니다. ‘조기에 수술을 했다면 훨씬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국제성모병원의 ‘나눔의료’ 덕분에 군지 양이 지금이라도 수술을 받게 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척추 수술 과정에서 신경마비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어 이수빈 교수는 이번 수술에서 무엇보다 안전에 신경 썼다. 과도한 교정보다는 안전한 범위 내에서 교정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군지 양의 수술에는 정형외과를 비롯해 소아청소년과, 호흡기내과,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가 협진해 17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수술 후 키가 8cm가량 커지고 등 변형도 호전된 군지 양은 수술 후 약 한 달이 지난 지금, 컨디션을 회복해 퇴원한 상태다.

나눔의료 프로그램에 참여해 큰 보람을 느꼈다는 이수빈 교수. 앞으로도 이런 나눔의료를 통해서 어려운 환자들을 도와줄 수 있는 기회가 많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수술 후 호전돼 스스로 걷는 군지 양을 보며 집도의로서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이는 국제성모병원의 모든 의료진이 힘을 합쳐 노력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 척추질환으로 내원하시는 모든 분께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고 건강한 삶을 되찾아주는 것을 목표로, 진료뿐만 아니라 연구와 교육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