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과 상처 없는 수술
신념이 확신을 만든다

“수술은 아프다. 고통스럽다. 두렵다.”
틀린 말은 아니다. 간단히 약만 먹고 나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수술 날짜를 받고 입원을 하고 수술대에 올라가 정신을 잃는… 이 일련의 과정은 수술의 종류와 방법을 막론하고 환자에겐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하물며 그 수술이 나의 목숨을 좌우하는 ‘암’ 수술이라면 어떨까. 예전에는 수술 후 환자의 생사여부만이 유일한 관심사였다면 요즘에는 통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가져올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는 추세다. 국제성모병원 외과 정철운 과장은 그 해답 중 하나로 싱글포트 수술을 제시한다.
싱글포트 수술은 개복 수술이나 여러 개의 구멍을 뚫어서 하는 복강경 수술에 비해 수술 시 동반되는 위험 부담과 회복 속도 그리고 미용적인 측면까지 모두 만족스러운 수술임에 틀림없다.
오로지 환자를 위한 발상의 전환을 시작하다.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싱글포트 복강경 수술
수술 역사상 가장 위대한 혁신이라 할 수 있는 복강경 수술은 상처를 크게 내는 개복 수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회복, 적은 상처와 통증이 장점이다. 이런 복강경 수술의 장점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것이 바로 최소침습 수술법인 싱글포트(단일공) 수술이다.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한 개념인 싱글포트 수술. 처음 이 수술이 시도될 때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았다고 한다.
“미국에 거주하는 교민이 한국에 체류하던 중 급성담낭염에 걸려 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어요. 미용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 여성이라 싱글포트로 수술을 해드렸는데 본인도 수술 후에 너무 신기한지 미국에서 알고 지내는 의사친구에게 전화해서 “담낭절제수술을 했는데 배꼽에 작은 상처 하나만 있다”고 하니 웃기는 소리 말라면서 안 믿었다는 거예요. 그게 10여 년 전 이야기니 그렇지 사실 지금은 세계 어디서도 다 하고 있지요.”
단지 미용적 효과만 있는 건 아니다. 우선 싱글포트, 즉 구멍을 하나만 뚫기 때문에 상처가 작은데 상처가 작다는 것은 염증이 덜 생긴다는 뜻이고 곧 환자의 통증을 줄인다는 의미다. 그리고 간혹 여러 개의 구멍을 뚫은 자리에서 탈장이 생기곤 하는데 이런 부작용이 나타날 확률도 낮아진다. 또한 출혈과 통증이 거의 없어 환자의 입원 기간과 회복 기간이 현저히 짧아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안전과 완전한 수술이다.
“싱글포트 수술은 환자에게 기대 이상의 만족을 줄 수 있는 수술법이지만 수술하는 외과의사에게는 그만큼 고통스러운 수술이기도 합니다. 좁은 시야와 좁은 행동 반경 하에서 수술이 이루어지므로 섬세한 손기술과 판단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광범위한 부위를 수술할 때는 굳이 구멍 하나를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환자의 안전이고 목적에 맞는 완벽한 수술이 우리의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무엇보다 잘 짜인 팀워크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정철운 교수는 강조한다. 예를 들어 복강경 카메라를 잡을 때도 전문간호사가 수술 집도의의 생각대로 시야를 만들어줘야 원활하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반복된 교육과 트레이닝 아울러 팀워크가 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철운 교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의 고되고 바쁜 일상이 눈에 보이는 듯 하다. 환자를 돌보고 수술하기도 빠듯하지만 늘 새로운 수술법을 고민하고 도전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외래에서 환자에게 복강경 수술을 한다고 하면 “그게 좋은 건가요?”라고 묻는 분들이 많으세요. 복강경 수술이 개복 수술보다 더 좋다는 연구결과도 오래전에 나왔고 이후에도 끊임없이 좋은 수술법들이 나왔지만 많은 환자들이 잘 모르십니다. 그만큼 쉽지 않은 길이죠. 꾸준히 설득하고, 알려드려야 하고…” 말끝을 흐리는 정철운 교수의 어깨에서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 그러나 이내 특유의 환한 미소로 툭하고 날려버린다. “회복 후 만족해하시는 모습을 보면 힘들었던 기억은 사라집니다. 외과의의 가장 큰 기쁨이자 보람이겠지요.”

아마도 정철운 교수의 지도를 받는 후배 의사들은 그에게 새로운 수술법은 물론 외과의가 가져야 할 정신과 열정까지 고스란히 전수받으리라 짐작된다. 환자의 상처와 고통을 줄이는 환자 중심의 수술, 국제성모병원에서 펼쳐나갈 그의 끊임없는 도전의 행보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