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는 호흡기계의 가장 외부에 위치하며 공기를 여과하고 습도를 유지시키는 등 기도의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유소아에서 콧물, 코막힘 등은 감기와 동반되어 흔히 관찰되나 일부에서는 감기와 무관하게도 나타나며 코막힘이 심해 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비염의 진단은 보호자로부터의 병력청취와 진찰 소견을 토대로 내립니다. 일반적으로 콧물, 재채기, 코막힘, 코간지러움 등의 증상이 있으면 원인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비염으로 진단을 내려도 무리가 없습니다. 어린 소아에서는 코를 푸는 대신 킁킁거리거나 훌쩍거리고, 뒤로 넘어가는 콧물에 대해 반복적으로 헛기침이나 목청 다듬는 동작으로 비염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비염은 원인에 따라 알레르기 비염, 호산구성 비염, 위축성 비염, 혈관 운동성 비염 등 서로 다른 이름을 붙이게 됩니다. 위와 같이 병력으로 비염의 진단을 내린 후 비강 내 진찰 소견과 알레르기 관련 검사 등의 소견에 따라 비염의 세부 원인을 감별합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 코 간지러움 등의 증상 중 두가지 이상이 하루 1시간 이상 있으면서 이틀 이상 연이어 나타나고, 아토피 (흔한 원인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를 보이는 경우를 지칭합니다. 오래된 경우 특징적 외모를 관찰할 수 있는데, 눈 주위 피부가 보라색으로 변하거나 코를 손으로 밀어 올리는 행동 및 그로 인한 콧잔등 주름이 특징적으로 관찰됩니다. 코 안을 비경으로 들여다보면, 창백하고 부은 점막과 수양성 또는 점액성 분비물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실외 항원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알레르기 비염이 환자에서는 비염 증상과 동시에, 눈 가려움과 눈충혈이 양측성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 결막염이 흔히 동반됩니다. 우리가 숨 쉴 때, 공기를 통해 흡입되어 알레르기 비염, 기관지 천식 같은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물질을 흡입성 알레르겐이라 합니다. 알레르겐은 실내에 존재하는 것도 있고 실외에 존재하는 것도 있으며, 일년 내내 공기 중에 존재하는 것도 있고 특정 계절에만 공기 중에 존재하는 것도 있습니다.
이 중에서 일년 내내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는 집먼지 진드기, 실내에서 기르는 동물의 비듬, 바퀴벌레 분비물 등이 있습니다. 집먼지 진드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알
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입니다. 거미류에 속하는 작은 벌레로 주로 습기가 많고 따뜻한 곳에 서식하며 우리나라의 아파트 실내는 겨울에도 집먼지 진드기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집먼지 진드기는 사람 몸에서 떨어져 나온 비듬이 주된 먹이이므로 주로 침구, 거실의 천소파, 카펫 같은 곳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게 됩니다. 집먼지 진드기에 과민한 환자는 여기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한으로 줄여 주어야 합니다. 집안의 습도를 50% 이하로 줄이는 것이 중요하고 카펫이나 천 소파는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침구는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겐이 통과하지 못하도록 특수 제작된 천으로 만든 커버로 침대 매트리스나 침구, 베개를 덮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불은 일주일에 한 번씩 6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잘 말린 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 청소는 일반 진공 청소기를 이용하는 것은 오히려 원인 알레르겐을 공기 중으로 비산
시키므로 좋지 않고, 특수한 필터인 HEPA 필터가 장착된 청소기를 쓰던지 물걸레로 닦는 것이 좋습니다.
공기청정기는 일반적인 자극 물질들을 제거해 주는 효과가 있으나 집먼지 진드기를 제거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 외에도 집먼지 진드기를 없애는 살충제 같은 것들이 시중에 나와 있으나 살충제 단독으로 집먼지 진드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 개와 고양이 같은 동물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비듬은 아주 작은 입자로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코를 통해 기관지로 유입되어 알레르기 증상을 초래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집 안에서 개나고양이를 키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며 이런 동물에 의한 알레르기 질환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가장 좋은 치료는 역시 동물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입니다. 바퀴벌레도 특히 심한 기관지 천식을 일으킬 수 있는 알레르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벽, 바닥의 갈라진 틈을 이용해서 집 안으로 들어오고 음식물 찌거기를 먹고 삽니다. 습하고 청결하지 않은 곳에 주로 서식하며 깨끗하고 건조한 곳은 바퀴벌레가 좋아하지 않는 환경이므로 바퀴벌레 퇴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안 특히 부엌의 청결이 중요합니다. 또한 집 안 전체에 구충제를 뿌리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실외에 존재하는 흡입성 알레르겐으로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 물질이 계절성 알레르겐, 즉 꽃가루입니다. 특히 봄과 가을에 심한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유발하게 됩니다. 꽃가루는 식물의 번식에 중요하며 입자의 평균 크기는 사람 털의 평균 폭보다 더 좁아서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흔히 관상용으로 쓰는 화려한 식물은 그 꽃가루가 곤충에 의해 옮겨지는 충매화로 보통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습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물은 나무, 잔디, 잡초 같은 식물들로 그 꽃가루가 바람에 의해 퍼지는 풍매화입니다. 이 작고 가벼우며 건조된 꽃가루들이 알레르기를 잘 유발합니다. 우리나라의 초봄에는 주로 오리나무, 참나무, 자작나무, 느릅나무, 삼나무, 버드나무 등의 나무 꽃가루가 날리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요한 알레르겐이 됩니다. 늦은 봄이나 초여름에는 각종 잔디, 목초의 꽃가루들이 일부 날아다니지만 공기 중의 농도는 그리 높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는 이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가을에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꽃가루는 돼지풀, 쑥과 같은 잡초의 꽃가루이며, 우리나라 가을철의 심한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 됩니다. 꽃가루가 많이 날아다니는 계절에 외출하는 것을 삼가고 실내에 머무르는 것이 다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루 중에서도 주로 오전에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오전의 활동을 가능하다면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비알레르기 비염과 알레르기 비염은 증상이 매우 유사합니다. 원인 질환들은 염증성과 비염증성 질환들로 구분됩니다. 염증성 비염으로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상기도 증상 중의 하나로 나타나는 감염성 비염이 가장 흔하며, 통상적으로 14일이 지나면 자연소멸됩니다. 소아에서는 상기도 감염이 재발되는 경우가 많고, 부비동염 (축농증)으로 확산되는 경우가 많아 감별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알레르기비염의 증상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하지는 않지만, 증상에 따른 고통과 불편함이 있으며, 학습 및 업무의 능률을 저하시키고 수면에 지장을 가져오는 등, 삶의 질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한편 천식과 동반된 비염의 경우는 비염을 제대로 조절하 지 못한 경우 천식을 악화시켜 궁극적으로 천식의 치료를 방해하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코막힘을 주 증상으로 보이는 경우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가 주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며,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권유합니다. 그 경우를 제외하고 알레르기 비염에 대해서는 수술이 치료로 고려되지 않으며, 수술한 이후에도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된 경우에는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통해 비염을 조절해야 코막힘 등의 증상이 감소 됩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에도 약을 써야 한다는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대체로 완치되는 병이 아니라 관리하는 병으로 생각되며, 관리수준을 어느 정도로 하느냐는 환자 및 보호자로부터 듣게 되는 증상의 중증도와 지속기간을 토대로 결정합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는데, 여기서는 증상의 종류에 따라 감소시키는 약물을 사용하는것 외에 항염증제를 사용하고 2~4주간 치료 후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단계를 올리며, 호전을 보이면 한 달 이상 치료를 유지하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